Public Speaking Anxiety Experience from an ACT Perspective: An Autobiographical Narrative

Research
권 주희  Joohee Kwon1*

Abstract

This paper is an autobiographical narrative study of the experience of public speaking anxiety Experience from the perspective of Acceptance Commitment Therapy.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consists of 'storytelling' and 'retelling story' which reconstructs its cause and context. Storytelling deals with how an experienced anxiety experience is experienced, starting with the first event that causes anxiety, and retelling story, based on this case, is the basis of experiential avoidance, cognitive fusion, conceptualized self, which are the basic concepts of the Acceptance Commitment Therapy. Anxiety symptoms were understood through three perspectives. As a result, empirical avoidance is a form of avoiding discomfort in the body's feelings, and cognitive fusion perceives the environment as an overly threatening environment for the external object, and underestimated the concept of 'I am not good at myself'. I could see that anxiety occurred in myself. This course divides the presentation and development of public speaking anxiety into two stages of physical symptoms and avoidance behaviors. The process of public speaking is revealed and the causes of anxiety are focused on family and social contexts. Through this, we will look for ways to cope with new life.

Keyword



Ⅰ. 서론

‘수용전념치료’ 관점에서 불안을 탐색하고자 하는가? 그것은 불안장애를 개인이 맞서 싸우고, 불안을 기꺼이 경험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수용전념치료의 관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사실 연구자는 불안경험을 수용하기보다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내적, 외적 통제전략을 사용하여 왔지만, 오히려 불안이 감소되기 보다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불안을 통제하면 할수록 더욱 깊은 절망감에 빠졌고, 또 다른 회피로 이어져 삶의 성장을 저해했다. 더 이상의 통제와 회피가 해결되지 않음을 여실히 깨달았다. 수용전념치료에서는 말하는 ‘창조적 절망감(creative hopelessness)’을 충분히 경험하고 나서야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수용전념치료는 인간에게 괴로움은 보편적인 것이며, 정상적이라는 전제하에 출발한다. 불안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현재 순간에 온전히 접촉함으로써 오히려 불안에 대한 통제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개인 경험의 형태를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개인과 경험의 기능을 변화시키려고 시도하며 개인적 경험이 외현적 행동 등 다른 부분과 전체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맥락을 조작함으로써 변화를 이루고자 한다.

연구자는 발표 불안의 경험을 수용전념치료로써 이해하고, 더 나아가 불안과 함께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연구 목적으로 삼았다. 그렇기에 연구방법으로는 ‘자서전적 내러티브’라는 방식을 선택하였는데, 이것은 다른 질적 연구방법과는 달리 자신의 이야기를 기술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자서전적인 내러티브는 개인적인 사건을 기술하는데 특화되어 있는 점 때문에 생애사적인 기억의 의미를 탐구하는데 적합한 연구방법이라고 판단하였다. 물론 자신의 이야기를 연구대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기술을 방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나의 목소리로 전달하기에 깊은 내면으로 내려가서 보다 생생하게 경험을 기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러티브 탐구는 인간 경험에 대한 관점에서 출발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경험을 이야기하고(storytelling), 다시 이야기(retelling story)하는 과정에서 경험의 의미를 찾고(living), 이를 토대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reliving) 것을 탐구하는 방법이다. ( clandinin & connelly, 2000). 또한 자기 경험연구는 한 개인의 역사, 문화 및 정치적 기반에 근거한 자서전적인 특성을 가지는 방법론으로서 한 개인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풀어냄으로서 이론과 실재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 유용한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hamilton et al. ,1998; samars et al. ,2006). 그렇기 때문에 내러티브 탐구는 인간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 사람의 삶의 경험을 밀도 있게 탐구하는데 유용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런 연구 방법론에 기반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나의 발표불안은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가?

2. 나의 발표 불안을 수용전념치료(ACT)적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3. 발표 불안의 과정과 발표 불안 발생의 맥락적 의미는 무엇인가?

4. 새롭게 살아가기 위한 발표 불안 방안은 무엇인가?

Ⅱ. 선행연구 고찰

자서전적 내러티브 연구는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영역별로 나눠보면, 심리영역2편(지홍원,2012;지문옥,2013), 교육영역2편(유은주,2006;김병일,2018), 사회과학 일반영역 2편(김종봉, 2008; 박경은2018), 종교영역(불교)1편 (정재현, 2018)의 연구가 있다. 7편의 논문 중 연구자의 연구 주제와 관계 깊은 심리영역을 다뤄본다. 지홍원(2012)의 ‘나의 명상 치유 여정 -자서전적 내러티브’ 는 어머님의 죽음에 기인한 불안 정서를 명상 공부를 통해 극복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지문옥(2013)의 ‘범불안 경험에 대한 자서전적 내러티브’는 자신의 유기경험으로부터 출발한 안전 불감증과 범불안의 치유과정을 보여준다.

이 두 편의 논문은 내러티브 탐구를 기존의 자신의 삶에 대한 고찰하는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불안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수용전념치료 관점으로 분석하며, 자신의 불안 과정을 찾는 과정이 담긴 방식은 기존의 연구와는 차별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발표 불안과 관련된 수용전념치료(ACT)의 선행 연구는 학위 논문으로는 총3편이 있다. 첫째로는 김기평(2011)의 ‘인지적 탈융합 처치가 발표불안의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와 불안반응에 미치는 효과’로 발표불안을 사회불안장애 인지모델을 통해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가 발표불안을 일으키는 핵심 요소로 보고,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는 ACT의 인지적 융합의 한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지적 탈융합 처치가 경험 회피적인 주의분산 처치보다 발표불안 감소에 더 효과적임을 인지, 행동, 생리의 다차원적 관점에서 발표불안의 감소를 확인여부를 검증하고 있다.

둘째로 김진미(2012)의 ‘수용 전념 치료(ACT)가 발표불안이 있는 대학생의 발표불안, 사회적 회피 및 자기-초점적 주의에 미치는 효과’로 수용 전념 치료 프로그램이 발표 불안을 감소시키는데 심리 생리적 측정을 통해서 효과성을 입증하였다.

셋째로 김송언(2013)의 ‘발표불안감소를 위한 수용기반 노출치료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검증’은 불안장애의 대표적인 심리치료 기법인 노출치료의 제한점을 보완하여 ‘수용기반 노출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단독으로 노출치료만 실시하는 것보다 수용전념치료의 개념을 도입하여 노출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발표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더욱 효과적임을 밝히는 연구이다.

이상과 같이 발표 불안과 관련된 수용전념 치료의 선행 연구를 살펴본 결과 주로 수용전념치료의 효과성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에 치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대상 (본인)

본 논문의 연구 보고자는 30대 여성으로 현재 대학원에서 명상심리상담을 전공하고 있다. 학교에서 발표하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발표 불안 증상이 더 두드러졌다. 불안을 통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 등을 시도해 보았지만 막상 앞에 나가면 무용지물이 돼버린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발표하는 상황이 되면 항시 두렵고 회피하길 원했다. 실재 연구자는 초등학교 피아노 대회에서의 실수 경험을 통해 첫 발표 불안의 시작이 되었고 그것이 지금에 이르러 연구 보고자에게 딱 달라붙어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런 불안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2. 자료 수집과 분석

본 연구를 위해서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대학원 수업을 적극 활용하였다. 2018년 9월부터 12월까지 ‘인지행동치료와의 통합을 위한 수용 전념치료 (ACT)임상 가이드(JOSEPH V. CIARROCHI, ANN BAILEY, 2011) 와 Act Verbatim for Depression and Anxiety ( Hayes, Steven C., Twohig, Michael|, 2007)를 중심으로 수용전념치료의 기본개념을 다잡아 나갔으며, ‘창조적 절망감’, ‘탈융합’, ‘개념으로서의 자기’, ‘현재 순간의 접촉하기’,‘전념하기’, ‘삶의 원칙 조사지’ 관한 내용을 과제로 발표 불안의 경험으로 주요 주제로 탐구하고, 토론한 내용을 연구 자료로 수집하였다. 또한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은 clandinin (2000)의 내러티브 분석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이야기하기’에서는 발표불안을 경험했던 연구자에게 가장 핵심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는 4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였다. ‘다시 이야기하기’에서는 수용전념치료로 보는 발표 불안의 증상을 경험적 회피, 인지적 융합, 개념적 자기 3가지 관점에서 분석하여 발표 불안의 발생을 가족, 사회적 맥락적 의미를 밝히고 있다.

3. 타당성 확보 노력

첫 번째는 수용 전념 치료 이론에 입각하여 발표 불안사례를 추출을 하였고, 두 번째는 전공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소그룹 내에서 3번의 토론을 통해 분석내용과 해석에 대해서 점검받고 피드백을 받았다. 이후 연구 과정과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도 교수님께 점검을 받아 수정의 과정을 거쳤다.

Ⅳ. 연구결과

1. 나의 발표불안 경험 이야기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나의 발표불안의 역사를 시간순서에 따라서 핵심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꺼내어 놓기에 부끄러움과 동시에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지만 가능한 그때 기억으로 돌아가 가능한 솔직하게 담아내고자 한다.

초등학교 3학년, 첫 출전한 피아노 대회 날이다. 무대 중앙에 놓여진 그랜드 피아노, 그 뒤에 보라빛 벨벳 커튼, 피아노 좌측에 나란히 놓여있는 심사위원석 ,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학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교탁 종. 이런 대회장의 모습은 나에게 무언의 중압감 느끼게 했다. 나의 이름이 호명됐고, 피아노 의자에 앉았다. 친구들에게 눈감고도 칠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나는 그동안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고 꽤나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제 시작이다. 첫 음을 냈다. 합장에서 엘토와 같은 낮고 둔한 음이 울려 퍼졌다. 예상 밖의 소리였다. 무엇을 고쳐볼 여력도 없이 연습했던 그대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러자 낮고 둔한 음이 마치 어두운 지하 동굴로 내려가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때 바로 앙칼진 지금의 상태를 깨려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땡! 연주 시작 불과 5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나는 어떻게 된 영문도 모른 채, 땡소리에 반사적으로 일어나 무대를 내려왔다.

당시 내려와서 멍한 상태로 몇 분을 머물렀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긴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피아노 의자의 위치가 잘못됐다. 피아노 가운데 열쇠 넣는 구멍을 자신의 배꼽에 맞추는 것이 기본 자세이거늘, 처음 앉아본 그랜드 피아노와 익숙하지 않는 환경으로 인해 위치 선정에 실수를 해버린 것이다. 그로 인해 원래 쳤던 음에서 자연스럽게 두 옥타브를 내려치게 됐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대회가 끝나고도 속상한 마음은 가라앉지 않았다. 어떻게 한 번도 하지 않은 실수를 그 중요한 순간에 했을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주 보기 좋게 웃음거리가 되었구나. ‘꼴통! 내 주제에 무슨 대회를 나간다고 설쳐댔을까? 창피나 당하기 십상이지’, 나는 자책이란 자책은 모두 나에게 끌어 썼다. 그리곤 절대로 나는 이런 거 안 해! 굳게 다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피아노 대회에서 실패경험이 나의 발표 불안의 첫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되었다.

2) 초등학교 시절의 발표 불안 경험

초등학교 학습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을 뽑으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컨대 구구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규칙에 의해 나열된 수가 왜 그렇게 암호같이 보였는지 모르겠다.

담임 선생님은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고 입만 뻥긋뻥긋하는 아이들을 골라낸 후 그 아이들을 칠판 앞으로 불러내 개별점검을 하셨다. 그리곤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면 손바닥을 때리셨다. 나는 단골로 불러나가는 학생 중에 한명이었다. 또 다시 교실 앞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왔다. 무서웠다. 빨리 종이 치기를 바랐다. 앞으로 나가고 싶지 않음을 온몸이 저항하고 있었다. 땀이 줄줄 났다. 아는 걸 물어보셨는데도 나가서는 내가 알고 있는 것도 불안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결국 선생님께 매를 맞았다. 나는 그렇게 친구들 앞에서 공개적 창피당하는 모습을 또 보이고 말았다. 선생님께 맞아 아픈 손보다는 창피함이 배로 컸다. 손이 아픈 건 잠시 뿐이다.

하지만 내 머리 속에는 ‘걔는 구구단 하나 못 외우는 아이다.’ 라고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자꾸 그런 생각을 하니 움츠려들게 되고, 내가 정말 못나보였다. 그리고 항상 이런 일이 또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걱정해하며 불안해했다. ‘또 나오라고 하면서 시킬 것 같은데? 제발 시키지 마라. 오늘은 조용히 넘어가자! 제발 !! 그렇게 나는 나 자신과의 마음속 투쟁을 이어나갔다.

이렇듯 앞에 나가서 발표한다는 상황은 나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게 했다. 수업 시간 내내 학습보다는 발표 시킬까봐 절절매면 시간을 다 허비했다. 나에겐 수업이 중요하지 않았다. 무능한 나로부터, 그리고 친구들의 평가로부터 나를 지키고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앞으로 나가서 발표한다는 것은 무능한 나를 공개하는 것이고, 들키는 것이라고 여겼기에 무엇이든 간에,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고 버티고 싶었던 심정이었던 것이다.

3)대학교 시절의 발표불안 경험

대학교 1학년 때 일이다. 영어를 작문하여 그것을 시나리오로 만들고, 연극까지 하는 것이 우리의 시험 과제였다. 나는 이런 조별 발표는 각 개인이 전체 조원의 점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두 세배 신경을 써야했다. 영어 대사를 외우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무엇보다 앞에 나가서 발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 나를 힘들게 하였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교사중심 수업이니 앞에 나가 발표할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은 지금은 다르다. 걸핏하면 피피티 자료 만들어서 프리젠테이션 하라고 하질 않나. 연극을 시키질 않나 차라리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과제를 준비하면서도 이걸 할 수 있을까 스스로로 의심이 들며, 불안한 마음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하질 못하고 연극 대본만 붙잡고 있는데 앞으로의 불안과 걱정 때문에 진도 또한 못나가는 상황이 왔다. 당일 날 연극이 시작되었다. 영어 숙지와 발표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가슴이 너무 뛰었다. 그래도 힘을 냈다. 조원의 합작이니.. 내가 돈을 던지는 장면에서 걸렸다. 그 돈 던지는 장면을 아주 리얼하게 했는지 아님 어설펐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때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뒷 대사가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고, 그래도 몸이 굳어버렸다. 돈만 던져놓곤 말 한마디를 던지지 못한 꼴이었다. 내가 그렇게 있으니 같이 했던 오빠 한명이 한숨을 푹푹 쉬면서 우리 조는 너 때문에 끝났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보니 더 얼어 붙어버렸다. 결국에 교수님께서 나를 빼고 남은 조원끼리만 연극을 이어나가게 하셨다.

이후 나는 ‘나는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이 되었다. 이로 인해 다시는 학교 수업에서 발표와 관련된 수업이 있으며 그 수업을 수강신청에서 제외하고, 필히 그런 발표과제가 떨어지면 개인 과제를 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발표상황은 무조건 피하는 ‘도망자’가 됐다.

4)대학원 시절의 발표 불안 경험

대학원에 입학해서 첫 발표 과제가 떨어졌다. 괜히 어깨가 움츠려들고 한숨이 나온다. 발표 상황이 끊임없이 스치고 지나간다. 불안한 마음에 준비라고 일찍 서둘러서 보지만 숙지해야할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글자 하나하나가 나가서 발표해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하니 부담감 100퍼센트이다. 손에서 땀이 흥건하고, 침이 마르고,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몸으로 긴장을 많이 느끼고, 하기 싫다는 마음이 계속 올라오면서 괜히 온몸 이곳저곳이 아프고 쑤신다. 발표 전까지는 나는 발표당일을 받아놓고 죽으러가는 사형수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발표 당일 단상 앞에 섰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호흡 상태는 얕고 빨랐다. 입이 바짝바짝 탔다. 신체 느낌으로 긴장을 느끼자, ‘떨지 말자. 떨지 말자’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나에게 집중된 그 특유의 공기가 싫다. 나에 대한 기대도 부담되고, 그 너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의 시선 들이 부담스러웠다. 준비한대로 하지 못하고, 더 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실수할까봐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 발표 후 그 뜨거운 쿵쾅거림의 열기가 착석 후에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어찌되었던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해냈다는 해방감도 느끼지만 곧 이후에는 이렇게 할 걸 뭐 그리 불안하고 떨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왠지 더 작아지는 나를 보고 자책을 했다.

2. 수용전념치료(ACT)관점에서 본 발표 불안의 증상

수용전념 치료의 핵심은 심리적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다. 심리적 유연성이란 추구하는 가치에 기여하는 행동을 지속하는 능력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략적 기술로써 6가지 과제인 육각형 모델(hexaflex)을 제시하며, 이는 수용, 인지적 탈융합, 맥락으로서의 자기, 전념행동, 가치탐색, 현재에 접촉하기로 기술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발표 불안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 속에서 발표 불안의 원인과 의미를 찾는 연구이므로 위에서 언급한 6가지 치료전략에 반하는 병리적 증상을 다룰 것이며, 그중 경험적 회피, 인지적 융합, 개념적 자기를 중심으로 살펴보려한다. 3가지의 증상으로 기술한 이유는 이야기하기를 통해서 드러난 발표 불안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두드러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증상을 분석하려 한다.

1)경험적 회피(Experiential avoidance)

경험적 회피는 자신이 속한 내적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자신의 통제성을 의미한다. 또한 경험적 회피는 ‘경험적 통제’라고도 부르는데, 회피는 행동적 해로움을 유발함에도 내적 경험(예: 사고, 감정, 감각)의 형태, 빈도, 혹은 상황적 민감성을 통제하거나 바꾸려는 시도라고 정의 내렸다.(Hayes, Wilson, Gifford, Follette, & Strosahl, 1996) 수용 전념 치료 임상 가이드(JOSEPH V. CIARROCHI, ANN BAILEY, 2011.)에서는 경험적 회피를 사고, 정서, 기억과 같은 부정적인 개인적 경험의 빈도나 형태를 감소시키기 위한 시도로 정의한다.

경험적 회피는 내적 경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드리려는 ‘수용’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이 갖는 위협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사고나 감정, 감각을 기꺼이 접촉하지 않고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잠재적으로는 삶에서 중요한 행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 경험적 회피라고 할 수 있다. 그럼 경험적 회피를 좀 더 명료화하여 발표 불안상황에서의 내적 경험 즉, 사고, 감정, 감각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자.

첫째, 피아노대회에선 '어떻게 한 번도 하지 않은 실수를 그 중요한 순간에 했을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주 보기 좋게 웃음거리가 되었구나. ‘꼴통! 내 주제에 무슨 대회를 나간다고 설쳐댔을까? 창피나 당하기 십상이지’ 라는 사고 작용이 있었다. 1차적으로는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이며 2차적으로는 자신에 대한 비난과 질책의 자기 평가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감정적으로는 황당함과 자책감을 느꼈으며, 몸의 감각이 경직됨을 경험하였다.

둘째, 초등학교 사례에서 ‘반 친구들은 나를 구구단 하나 외우지 못하는 멍청한 아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사고방식이다. 이에 따라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으며, 신체적 긴장으로 위축된 감각을 경험하였다.

둘째, 대학교 사례에서는 나로 인해 조 발표를 망칠 수 있어 라는 강박적 사고가 있었다. 그에 따라 부담감, 불안감의 감정을 느꼈으며, 심장 두근거림의 몸 느낌으로 설명할 수 있다.

셋째, 대학원 사례에서는 앞에 나가서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발표하기 싫다는 강력한 회피적 사고 과정이 있었다. 그에 따른 부담감과 불안 감정을 느끼며, 몸 느낌으로는 땀, 침 마름, 가슴 뜀, 온몸이 욱신욱신 아픔을 경험하였다. 마인드 컨드롤의 방안으로 ‘불안해 하지 마.’, ‘떨지 마.’ 라는 자기 암시로 불안의 감정을 통제하려 하였다.

이상을 종합해보면, 발표 불안 상황에서의 경험적 회피는 자기 능력에 대한 불신감과 무능감적인 사고, 부끄러움, 부담감, 불안감의 감정, 몸의 긴장, 위축, 통증에 몸 느낌 대한 통제임을 확인하였다. 이로 인해 행동제재, 상황의 발표 상황의 차단(발표수업거부),의 다양한 형태로 회피가 이루어 졌음을 알 수 있었고, 경험적 회피는 특히, 현재의 시점에서 느끼는 몸 느낌의 불편감으로부터의 도피였음을 알 수 있었다.

2) 인지적 융합 (Cognitive fusion)

인지적 융합은 잠재적으로 활용 가능한 다른 비언적 기능과 언어적 기능에 대한 특정한 언어적 기능의 지배이다. (Hayes et al. 1999) 또한 언어적인 사건을 실재하는 외적 자극으로 인식하는 인지오류라고 설명하고 하며,(인경, 2012) 수용 전념치료 배우기( Jason B. Luoma, Steven C. Hayes, Robyn D. Walser,2012 )에서는 인지적 융합을 일반적인 용어로 설명하고 있는데,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에 사로잡히게 되며, 행동을 조절하는 다른 유용한 자원을 압도하게 되는 경향으로 정의하고 있다. 융합이란 마치 레몬, 물, 설탕이 섞여 레모네이드가 되는 것처럼 인지의 내용과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가 하나가 될 때까지 함께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둘이 하나로 취급될 때, 생각하는 습관은 우리가 세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를 지시할 수 있으며 우리는 생각이 세계에 부여한 구조가 활동 과정임을 놓칠 수 있다(Luoma, Hayes, & Walser, 2007). 수용전념치료(ACT)의 관점에서 보면, 인지적 융합이란 인간이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계하기보다는 언어적으로 구성한 관계틀이론(RFT)에 기초하여 상호작용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 경우에 사건과 그것을 생각하는 사람이 융합되어서 분리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언어적 구성틀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인다. 즉 사건과 언어, 대상과 자기가 서로 구분되지 않고 혼재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인지적 융합을 나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첫째, 피아노 대회를 발표 불안이 생기게 된 최초의 사건이라고 이름 붙였고, 발표 불안이야기를 한다면 항상 빠지지 않고 나왔던 게 피아노 대회이야기였다. 피아노 대회라는 사건을 사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발표 불안의 대명사로 융합되어 사용하였다. 이 과정은 사건 안에서 융합된 사고가 무엇이 있었는지 찾는 와중에 이 사건은 최초의 사건이니 그냥 지나칠 찰나에 제목을 보고서야 깨닫게 된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데 피아노 대회사건(A)과 발표(B)은 너무나 동일시(A=B)되어서 마음속에 발표하는 상황에서는 항상 내가 실수 할 것처럼 잘 해나가지 못할 거라고 각인되고, 융합된 상태였다.

둘째, 구구단 사건은 피아노 사건의 실패의 경험과, 체벌로 연결되는 반복된 교사의 태도를 보고 불안을 만들어 낸 융합된 사건이다.

셋째, 대학교 사례에서는 ‘나는 뭘해도 안 되는 사람이다.’ 영어 연극에서 꿀먹은 벙어리가 된 경험은 사실상 처음 경험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발표 경험에서 거듭된 실패를 반복했다는 생각과 융합되어 있다. 여기서 실패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은 실수나 몸의 긴장, 기대의 미진함을 모두 실패 안에 포함시켰다. 즉, 상황에 대한 부정적 과대평가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사실 실패보다는 발표 과정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소소한 경험에 불과할 뿐인데 말이다. 그것을 개별적인 지나가는 사건의 하나로 보지 못하고 일반화시키고 오랫동안 자신의 일부로서 가둬놓은, 자신을 낙인찍는 인지적 융합이었다.

넷째, 대학원사례에서 ‘재는 별 볼일 없다고 할 거 같다’. 즉 누군가 나를 볼 때 긍정적이지 않는 부정적인 평가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재 대학원 첫 발표에서 발표 결과가 결정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떠올린 것이다. 이는 과거 피아노 대회에서 경험했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주 보기 좋게 웃음거리가 됐어. 내 주제에 무슨 대회를 나간다고 설쳤을까? 창피나 당하기 십상이지, 친구들이 ’피아노를 잘 치는 줄 알았는데 아니였네~‘ 라는 생각과 융합된 상태이다. 구구단과 영어 연극 등은 발표라는 상황은 동일하지만 모든 환경적 맥락은 서로 다 다르며,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한 집착된 생각과 융합되어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너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의 시선도 피아노 대회만의 경쟁 구도 안에서 느꼈을 시점과 관계되어있다.

종합해보면, 인지적 융합은 상황이나 대상에 대한 과대평가 바깥 대상에 대한 환경을 지나치게 과도하게 위협적인 것으로 지각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행동주의적인 관점에서 보면 회피에 의한 부적 강화이다. 회피는 위협을 감소시켰고, 나는 더욱 더 회피를 선택했고, 그래서 나는 더욱 더 불안해 했다.

3) 개념적 자기 (Conceptualized self)

ACT관점에서, 자기는 세 가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개념적 자기, 과정적 자기, 맥락적 자기이다. 여기서 개념적 자기는 개념화된 자기 (conceptualized self) 즉 우리의 기질, 가치, 취향, 습관, 신념, 장점, 단점 그리고 다른 개인적 특징에 따라 자신을 정의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JOSEPH V. CIARROCHI, ANN BAILEY, 2011). 또한 개념적 자기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스스로 개발한 믿음이나 혹은 만들어 낸 자신의 존재를 잘 설명하는 것 처럼 보이는 개념을 ‘나는 ~ 이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 이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을 말한다. 나의 사례에서 개념화된 자기를 찾아보자.

첫째, 피아노 대회에서는 ‘나는 정말 멍청하다’.

둘째, 구구단 사건에서는 ‘나는 구구단 하나 못 외우는 아이이다.’

셋째, 영어연극에서는 ‘나는 역시 안 되는 사람이다.

넷째, 과제 프리젠테이션에서는 ‘나는 앞에 나가서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준비한 대로 하지 못한다’, ‘나는 실수를 한다.’

위에서 사례를 종합해보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멍청하다’고 자신을 평가하고 개념화하였다. 나 자신에 대한 과소평가. 무능하게 바라보는 것이 나의 개념적 자기의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의 부정적 경험을 했던 그 맥락에서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개념적 자기 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젠 성인이 되었고 많은 교육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상처받았던 한 특정한 시대의 자기상에 멈췄다. 나는 현재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지 못한다. 모든 환경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삶에서 그 개념화된 자기를 공식처럼 사용하고 있음을 본다. 물론 이런 통찰은 개념적 자기가 아니라, 과정적인 자기 혹은 관찰적 자기의 일부라는 점에서 유익하다.

3. 발표 불안 발생의 맥락적 의미

1) 발표 불안의 과정

발표 상황에서 불안이 어떻게 발생하며,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되는지 전 과정, 패턴을 살펴보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대학원에서 있는 경험을 좀 더 세부적으로 기술해보았다.

제일 먼저 교탁에 서면, 교실 전체 모습과 나로 향해져 있는 집중된 사람들의 시선을 보게 된다. 그 순간 ‘ 아.. 안 떨고 잘해야 하는데 어쩌나… 그런데 난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라는 자동생각이 스친다. 이런 생각이 아주 짧게 순간적으로 스치고 지나가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긴장과, 불안한 감정을 느낀다. 그러면 곧장 반사적으로 신체 증상이 일어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나고, 입안이 바짝 바짝 마르고, 목소리가 떨리며, 얼굴은 상기가 된다. 이런 신체 증상은 다른 사람들이 금방 알아볼 수 있기에 거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쓴다. 그러면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이 뒤죽박죽 섞이는 느낌을 받으면서 머리가 새하얗게 된다. 다리가 후둘 후둘 떨린다. 신체 한 부분에서 시작해서 가슴,손, 입, 얼굴, 머리, 다리, 몸 전체로 이어지면서 불안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을 경험한다.

그럼 다시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만 떨자 제발..’ 나 자신에게 간절히 부탁하며, 불안을 통제하려 한다. 이런 의도와는 반대로, 더욱 증폭된 불안감정을 느끼며, 신체 증상으로 이어진다. 손에서 땀이 나던 것이 이제는 온 몸으로 번진다. 그렇게 되면 준비한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발표하지 않고 급히 마무리한다. 이것은 분명히 상황을 종료시켜버리는 회피적 행동이다.

정리해보면, 발표 상황의 과정은 아래와 같다.

1단계: 불안 증상 발생

외부자극→ 부정적 자동생각→ 불안감정→신체증상

2단계 : 불안 통제

생각(통제하기)→감정의 증폭→ 증폭된 신체증상

3단계: 회피행동

온 몸의 불편한 신체증상→ 회피행동 → 불안지속

2) 불안형성의 가족적 맥락

가족을 통해서 보는 불안 발생의 가족적 맥락은 아빠로 인한 불안한 환경( 폭음, 폭언 등 )엄마와 떨어져 지냈던 경험에서 온 분리불안 등 환경적으로 불안에 자주 노출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다. 밖에 나가서는 발표라는 상황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는 것이 익숙치 않았고, 불편했음을 말해준다. 또한 불안한 감정을 경험했을 때, 자주했던 행동 패턴은 회피적 행동이었다. 부모님이 계시는 방으로 달려가 싸움을 말리지 않았고, 방에서 큰 소리로 울지도 않았다. 너무나 두려웠기에 이런 회피적 행동은 나의 감정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는 행동이었지만, 감각부분에서는 신체적 증상의 증폭을 경험했다.

3) 불안패턴 유지의 사회적 맥락

발표는 곧 평가로 직결된다. 그동안 열심히 해왔어도 발표에서 실수를 하면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어린 시절 피아노 대회에서 경험했듯이 말이다. 그래서 발표 불안은 누군가에게 평가 받는 자리이며, 발표 불안으로 인해 평가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 사회적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불안이다. 즉 누군가 나를 평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불안을 유지하는 사회적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4. 새롭게 살아가기, 발표 불안의 방안

지금까지 나의 발표 불안 경험을 이야기하며, 수용전념치료로 발표불안을 분석하는 과정을 살펴봤다. 이제는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발표 불안과 함께 살아가며,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탐색해 보려한다. 앞서 연구 결과에서 언급한 수용전념치료적 이해는 구체적인 명상적 행동 방안을 중심으로 기술하겠다.

첫째, 앞서 이해한 연구자의 경험적 회피는 신체의 불편한 느낌을 피하려는 형태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불편한 신체적 느낌을 대상으로 호흡과 함께 느낌 명상을 하여, 그 느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다. 불안의 감정으로부터 전해 오는 신체적 느낌이 부정적인 것이더라고 그것에 판단을 멈추고 그 자체로 충분히 경험하게 한다. 단지 그 느낌을 그대로 경험하는데 의미를 두는 것이다. 좀 더 나의 느낌이 내 신체 부분에서 그대로 인정받고 수용하기를 바라는 느긋한 관찰자가 되어 본다.

둘째, 연구자의 인지적 융합은 바깥 대상에 대한 환경을 과도하게 위협적인 것에서 과대 평가적 사고에서 기인하였다. 더 이상 과거 경험된 기억과 뒤섞여 생각과 생각의 고리를 끈어야한다. 부정적 생각을 멈추고 생각이 일어나면 단지 생각, 생각, 이라고 이름 붙여주기를 한다. 그럼 그때의 생각은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다. 그냥 하나의 스쳐 지나는 생각일 뿐이다.

셋째, 개념적 자기는 무능한 존재로써의 자신을 정의하였다. 개념적 자기는 상황에서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본다. 칠판 앞에 나가서는 ‘ 떨지마 ’ 가 아닌 ‘나는 지금 떨림을 느끼고 있다’ 라고 알아차림 한다. 이는 수용전념치료에서 과정적 자기로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내적 경험을 비판단적으로 단지 관찰만하는 알아차림 명상을 한다. 이런 객관적인 서술이 불안이란 감정과 거리두기가 가능해지며, 내가 마치 불안인 것 마냥 동일시되지 않고, 단지 이 상황 속에서 잠시 불안이라는 감정이 들고 나감을 안다.

넷째, 불안 발생의 가족적 맥락에서의 원인은 어린 시절부터 불안한 환경에 자주 노출되었다는 점이다. 발표 불안뿐만 아니라 내 안에 불안이 깊이 뿌리 박혀 있었던 환경을 이해하고 진심어린 자기 공감을 한다. 그런 환경 속에 있었다면 불안은 참으로 익숙해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삶을 살아내고 있고, 그런 장애를 공부 삼으려는 모습을 스스로 격려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다섯째, 불안 발생의 가족적 맥락에서 또 하나로 원인으로 보았던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부분이다. 어려웠던 가정 형편과 힘든 엄마의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모습으로 성장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가난이라는 이름하에 묻어두어야 할 것이 많았다. 그렇기에 발표 이전에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자기 소통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여섯째, 불안 발생의 사회적 맥락에서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표는 곧 평가로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사회적 평가가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발표할 내용에 전념 하는 것이다. 이는 수용전념치료의 핵심 치료 기제인 행동 전념( Committed action )과 상응되는 점이다. 불안을 안고 발표 내용의 공부와 철저한 준비를 중심 과제로 삼는다.

Ⅴ. 결론

연구자의 발표불안 경험을 수용전념치료의 경험적 회피(Experiential avoidance), 인지적 융합(Cognitive fusion), 개념적 자기(Conceptualized self)의 세 가지 관점을 통해 불안 증상을 이해하고, 발표 불안의 발생의 맥락적 의미와 과정을 밝히는 데 있다. 연구자의 발표 불안은 가슴 두근거림, 땀흘림, 목소리 떨림, 다리 후들거림, 머리가 새하얗게 되는 현상 등의 신체적 증상, 과거의 기억과 같이 나는 발표를 잘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사고에서의 오는 부끄러움과 불안감이었다. 불안의 증상을 수용 전념 치료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신체의 불편한 느낌을 회피하는 형태로 (경험적 회피), 바깥 대상에 대한 환경을 과도하게 위협적인 것으로 지각했으며(인지적 융합), ‘나는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다’의 무능한 존재로써의 자기를 정의내렸다. (개념적 자기) 발표 불안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첫째, 단계는 신체증상 발생이다. 외부자극이 부정적 자동 생각이 들며 불안감정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신체증상을 발생 시킨다. 둘째, 회피 행동이다. 회피행동은 신체적 증상에 대해 드는 부정적 생각을 통제하는데 이는 불안 감정의 증폭을 만들어 내며, 신체 일부분이 아닌 몸 전체의 느낌으로의 증폭된 신체증상을 느끼게 된다. 그럼 이런 신체증상에 대한 알아차림이 발표를 빨리 종료해 버리는 회피행동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불안의 형성된 배경으로, 어려운 가정형편과 부모의 잦은 다툼으로 불안이라는 환경에 자주 노출되었다는 점. 그로 인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 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다는 것을 가족적 맥락에서 조명해보았다. 사회적 평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발표 불안으로 인해 평가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라는 부분에서, 타인과 비교하여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정적인 자기상, 불안으로 인해 발생되는 땀에 대한 과도한 부정적 평가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발표 불안의 위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에 따른 불안으로부터 새로운 삶은 명상을 통해 수용적 자세를 취했다. 더불어 자기 공감과 행동전념을 통해 적극적 행동을 모색했다. 본 연구는 연구자 개인의 발표불안이라는 문제의 회피자에서 주체적 리더자로서 발돋움하게 한 부분에서 성장의 의미가 크다. 그리고 기존 수용전념치료의 선행 연구가 주로 효과성과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된 것과는 차별화된 연구자 자신의 내러티브로써 수용전념치료를 다룬 점에서 선구적 의미를 갖는다.

국문초록

본 논문은 수용전념치료 관점에서 본 발표불안 경험에 대한 자서전적 내러티브 연구이다. 자서전적 내러티브는 ‘이야기하기’와 그 원인과 맥락을 재구성하는 ‘다시 이야기하기’로 구성한다. 이야기하기는 발표 불안이 생기게 된 최초의 사건을 시작으로 발표불안 경험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를 다루며, 다시 이야기하기는 이 사례를 중심으로 수용전념치료의 기본 개념인 경험적 회피(Experiential avoidance), 인지적 융합(Cognitive fusion), 개념적 자기(Conceptualized self) 세 가지의 관점을 통해 불안 증상을 이해하였다. 그 결과 경험적 회피는 신체 느낌에서의 불편감을 회피하는 형태로, 인지적 융합은 바깥 대상에 대한 환경을 과도하게 위협적인 것으로 지각했으며, 자신에 대해 ‘나는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다’의 과소평가된 개념적 자기에서 발표불안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발표 불안의 발생과 전개 방식을 신체증상 발생, 회피 행동의 두 단계로 나눠 발표 불안의 과정을 밝히고, 불안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가족, 사회적 맥락 중심으로 조명해본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대처방안을 모색해본다.

주제어

발표불안, 내러티브 연구, 수용전념치료(ACT), 경험적 회피, 인지적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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